일주일만에 900명…인니, 밀려드는 로힝야 '보트 난민'에 '당혹'
글로벌뉴스
일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약 900명의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이 배를 타고 밀려 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난처해 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서부 아체주 피디군 한 해변에 241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배가 상륙했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떠나 약 보름 정도 항해한 끝에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같은 날 약 250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또 다른 배가 아체주 비루엔군 한 해변에 도착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바다를 떠돌다 다시 상륙을 시도했다. 아체주 정부는 이들이 배에서 내리도록 허락한 뒤 임시 대피소로 보냈다.
또 36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또 다른 작은 배도 발견됐다.
아체주 정부 관계자는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약 900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인도네시아 땅을 밟았다며 임시 대피소가 포화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당국에 더 큰 대피소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나 아체주 정부는 이런 상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배를 타고 건너오는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온건하게 대해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특별자치주인 아체는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슬람교를 믿다가 탄압받은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난민이 밀려 들어오자 주민들은 난민 수용을 꺼리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조차 "인도네시아가 유엔 난민 협약에 서명하지 않아 난민 수용 의무가 없다"며 "난민들에게 임시 피난처를 제공한 친절이 밀입국자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힝야족 난민들이 주로 상륙하는 피디군 어촌계 지도자인 하산 바스리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난민들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의무지만 그들의 태도와 성격은 우리 주민들과 맞지 않는다"며 "이들이 대피소에서 도망쳐 나와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2016년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쫓겨 대거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로힝야족 난민 약 100만명이 거주 중이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 질병, 재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최근 식량 배급도 줄어 다수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로힝야족 난민들은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돈을 받고 이들을 낡은 목선에 태워 바다를 건너는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1∼4월 사이 배에 오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앞으로 더 많은 난민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